<p></p><br /><br />연말에 택배 물량이 쏟아지는데 종이 상자가 부족하다고 합니다. <br><br>‘골판지’가 ‘금판지’ 됐다는 볼멘소리가 나올 정도입니다. <br><br>왜 그런지 경제를 보다 황규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. <br><br>[리포트]<br>[황규락 기자] <br>"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쇼핑 성수기가 오면서 택배 물량이 급증하고 있습니다. <br> <br>그래서일까요. 요즘 우체국에서 박스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하는데. <br> <br>정말 택배 물량이 늘어서인지.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." <br><br>서울의 우체국 10곳을 돌아보니 <br> <br>그 중 절반이 큰 박스를 구매하기 힘들다고 답합니다. <br> <br>[A우체국 관계자] <br>"안돼요. 저희 팔 수 있는 건 하나, 두 개 밖에 없어요. 저희도 박스가 없어서요." <br> <br>[B우체국 관계자] <br>"(박스) 수급이 잘 안 돼서 오늘 들어오면 드릴 수 있는데 오늘 안 들어올 것 같아서…" <br> <br>왜 박스가 부족할까. <br> <br>골판지로 박스를 만드는 공장을 찾았습니다. <br> <br>이 공장에서 하루에 만드는 박스 규모는 약 6000㎡ 정도. <br> <br>그러나 지금은 절반 정도인 3700㎡ 밖에 만들지 못합니다. <br><br>이유는 바로 골판지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. <br> <br>[황규락 기자] <br>"이곳은 박스를 만드는데 쓰이는 골판지를 보관하는 곳인데요. <br> <br>원래는 골판지로 창고가 꽉 차 있어야 하는데 <br> <br>보시다시피 텅 비어있습니다." <br><br>박스 생산량은 평소의 80% 정도로 줄었고 <br> <br>납기도 밀려서 사흘 만에 끝내던 주문 제작이 열흘 넘게 걸리고 있습니다. <br> <br>[김진무 / 한국골판지포장산업협동조합 전무] <br>"골판지 상자 가수요까지 발생해서 공급난이 심화되고 현재는 30% 정도 수요 대비 부족한 실정에 있는 상황입니다." <br><br>원지를 원료로 하는 골판지로 박스를 만드는데, <br> <br>원지가 부족해지면서 연쇄적으로 영향이 나타나는 겁니다.<br> <br>골판지 대란의 배경엔 환경부가 지난 7월 국산 폐지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시행한 '폐지 수입 신고'도 <br>자리잡고 있습니다. <br> <br>골판지 재료가 되는 폐지 수입이 어려워진데다 <br><br>지난 10월 전국 원지 생산량의 7.5% 정도를 차지하던 대형 제지 공장에서 화재까지 발생해 수급에 비상이 걸린 겁니다. <br> <br>물량 부족에 원지 가격이 갑작스럽게 오르면서 <br> <br>중소 박스업체는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. <br> <br>[대구시 박스 제조업체] <br>"제때 박스 공급을 못하니까 (주문한) 업체에서 박스를 다른 박스에 담아 놨다가 우리 박스가 3, 4일 뒤에 (늦게) 들어가면 재포장을 해야 하거든요. 재포장 비용을 저희들이 물어주고 있습니다." <br><br>시중에서는 이미 박스 대란이 밀려오고 있습니다. <br> <br>연말 박스 수요는 늘고 있지만 우체국부터 중소기업들까지 박스가 없어 허덕이고 있습니다. <br> <br>[용인시 박스 제조업체] <br>"문제는 조금 있으면 설이잖아요. 이러면 난리가 나는 거예요. 그때는 선물 상자 수량이 좀 더 많아지는 시기거든요. 종이는 모자란데…" <br><br>문제는 박스 공급 부족이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. <br> <br>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택배 시장이 급성장해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 만큼 <br> <br>골판지 수급 불균형 해소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. <br> <br>경제를 보다 황규락입니다. <br> <br>rocku@donga.com <br>영상취재 : 조세권 <br>영상편집 : 이태희